의사도 치료를 하고 물리치료사도 치료를 한다. 의사는 병리학적 진단과 치료를 하고 물리치료사는 기능적 진단과 치료를 한다.
뇌졸중으로 쓰러진 환자가 병원에 실려 왔다면 의사는 수술이나 약물투여를 해 뇌혈관 출혈을 멈추게 하고 혈액이 굳어서 뇌를 압박하지 않도록 할 것이고 뇌혈관이 막힌 것이라면 혈액의 흐름이 막히지 않도록 조치를 취할 것이다.
의사의 처치로 환자는 목숨을 구하고 점차 회복이 될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뇌졸중 환자는 얼마나 빨리 병원에 와서 처치가 되었느냐에 따라 다르긴하지만 뇌졸중의 경우 마비를 동반한다. 쉽게 말해 감각이 떨어지고 내 맘대로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눕고 앉고 일어나 걷는 것조차도 쉽지 않다. 가장 기본적인 움직임이 안되면 화장실 가는 것, 식사하는 것, 기본적인 사회적 활동 모두가 제한을 받는다. 물리치료사는 그들이 앉고 일어서고 걷고 화장실을 가고 스스로 식사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하는 모든 움직임을 만들어 내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다.
의사는 환자의 병 자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병으로 인한 후휴증으로 일상활동이 제한되지 않도록 하는 역할은 물리치료사가 한다.
통증이 있고 몸의 조직이 손상이 되면 우리의 제한 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고 제한적인 움직임은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킨다. 비단 뇌졸중 뿐 아니라 어깨나 무릎 등 근골격계 병변들도 마찬가지이다. 물리치료사는 병 자체 보다는 병으로 인해 제한되는 기능적 움직임이 왜 안 되는지 진단을 하고 원인을 찾아내어 움직임을 만들어 내는 것이 역할이다.
내가 5년 동안 거주했던 뉴질랜드는 의사와 물리치료사가 동등한 법적 지위아래 각자의 역할을 수행한다. 뉴질랜드 뿐 만 아니라 대부분의 국가가 의사와 물리치료사는 동등한 위치에 있다. 현재 우리나라 법은 의사의 지도와 지휘아래 물리치료를 행해야한다. 의사가 없고 의료 행위를 할 수 있는 시스템과 장비가 갖추어져 있는 곳이 아니면 물리치료 행위가 불법이다.
내가 친척 집에 찾아가 도수치료를 하고 친척 어른이 고생했다고 용돈을 주고 내가 받는다면 나는 불법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장애가 있는 소아가 있는 가정은 병원에 한 번 오는 게 쉽지 않다. 씻기고 옷 입히고 장애인 택시를 불러서 차에 태우고 병원에 가서 그를 내리고 치료실 까지 데리고 오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이러한 재활치료는 한 두달만에 끝나는 것도 아니다. 시간과 노력만 필요한 것이 아니고 돈도 필요하다. 그들을 위해 찾아가 재활 목적의 물리치료를 하면 그것 또한 불법이다.
그래서 법을 의사의 지도가 아니라 단지 처방으로만 바꿔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처방이면 의사가 없이도 방문을 해서 치료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단독으로 물리치료사가 치료 행위를 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의사의 처방이 있는 사람에 한 해서다. 이는 물리치료사의 활동범위를 넓히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병원에 오는게 힘든 환우와 환우의 가족들의 시간적 경제적 비용을 줄이고자 하는 목적이 더 크다.
난 의사를 존중하고 존경하는 사람 중의 한 명이다. 내가 일하고 있는 병원의 원장님도 의학적 지식이 풍부하고 양심적이며 환자 한명 한명에 따뜻하게 대하고 최선을 다한다. 그래서 진료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단점은 있지만 환자 분들은 상당히 만족을 하고 돌아간다. 의사는 사람의 건강과 생명을 책임지는 직업이기 때문에 그에 맞는 권한이 주어져야 하고 보호되어야 하며 그들이 전문의가 되기까지 노력과 의학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절대 무시 할 수는 없다.
다만 보다 합리적 사고를 통해 보다 나은 방향으로 환우들과 환우들의 치료 환경까지 고려한다면 의사의 지도를 처방으로 바꾸는 작은 변화도 이루어 질 수 있으리라 본다.
물리치료사 또한 더 많은 노력으로 실력과 직업윤리를 상향평준화 시켜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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