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치료사 이야기

운동과 노동의 차이 - 근로환경의 개선이 필요하다.

조PT 2020. 9. 29. 10:25

 

운동과 노동은 글자로만 봐도 한 끗 차이다. 운동을 하면 건강해지고 노동을 하면 여기저기 아픈 곳이 점점 많아진다 라는 것은 절대적인 진리는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그게 맞는 말이라고 여겨지고있다. 왜 운동을 하면 건강해지고 노동을 하면 아픈 곳이 생길까? 운동이나 노동이나 그게 그거 아닌가. 둘 다 몸을 움직이는 것이고 무게가 있는 무언가를 들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고 비슷하게 느껴진다.

가장 큰 차이는 내가 움직임의 양과 시간을 조절 할 수가 있냐 없냐의 차이이다. 운동은 내가 무게를 정할 수 있고 최적의 자세를 만들 수 있으며 몸의 피로도나 상태에 따라서 무게, 자세, 운동 시간을 조절 할 수가 있다. , 나에게 가정 적합한 움직임을 세팅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노동은 다르다. 무게도 운동 시간도 최적의 자세도 만들 수가 없는 경우가 많다. 모든 노동환경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그렇다고 여겨진다. 일은 짧은 시간에 많은 움직임을 해야 효율적이라고 정의한다. 그래서 노동환경은 짧은 시간에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세팅되어 있거나 그렇게 하도록 종용하는 경우가 많다.

인체공학 분야가 있으며 인체공학기사라는 국가 자격증이 있다. 인체 손상이 없도록 근무 환경이나 도구를 설계 또는 개선시켜주는 분야이다. 모든 작업장에서 인체공학기사나 기술사를 고용해서 환경을 개선시키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고민하면 근무환경을 개선 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한 예로 IT 업계에서 일하시는 분이 병원에 내원하셔서 도수치료를 받았다. 그 분은 장시간 컴퓨터 사용으로 인해 목과 어깨 통증을 호소하였다. 문진을 통해 알아낸 것은 업무 환경이 문제였다. 그 분을 치료하는 첫 날 부탁드린 것이 모니터를 눈 높이로 맞춰서 고개가 숙여지지 않게 하고 높은 책상으로 인해 어깨가 올라가기 때문에 의자를 좀 더 높이고 의자아래는 발 받침대를 놓아서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더라도 몸의 무리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들을 조언하였다. 두 번째 치료 때 부탁드린대로 근무환경을 개선시켰는지 물어봤을 때, 직장 상사에게 혼났다는 말을 하여 나를 의아하게 만들었다. 컴퓨터 모니터 아래 두꺼운 책을 놓아 모니터를 눈높이로 맞췄는데 다른 컴퓨터들과 비교했을 때 더 높이 올라와서 튄다고 직장 상사가 다시 모니터 높이를 내려서 다른 직원들의 컴퓨터 높이와 같게하라고 했다고 한다.

이런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환경 속에서 모니터 높이 하나 맘대로 조절 못하는 근로환경이 많다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투자를 하는 것에는 고용주들이 소극적인 경향이 있다. 근로 환경 개선이 근로자의 작업능률을 향상시키고 산재 발생율도 줄일 수 있다라는 연구 결과는 많다. 근로환경 개선을 통해 근로자가 근골격계통의 통증으로부터 보다 자유로워지면 업체의 이득이 더 커짐을 알기를 바란다.